처음보는 쇼핑몰이었다
조잡해 보였지만 가격에 비하여 품질이 좋아보이는 보조배터리를 질러버렸다. 브랜드 무명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miniinthebox.com. LightInTheBox.com 에서다.
구입동기는 오로지 가격 때문이었다. 주문 직 후 아차 싶었다. 긴 배송기간도 그렇고 게다가 배송조회가 안되고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이익에 비하여 배송에 신경써야 하니 따져보면 이건 이익이 아니라는 생각들어서 였다. 이미 지른걸 어쩌랴, 마음은 편한대로 흘러갔다. 그냥 기다려 보기로.
쇼핑몰은 몇가지 배송방법을 제공하고 있었다. 쉽게 말하면 급행과 완행이었다. 급행 배송료는 비싸기 때문에 그 배송료를 더한다면 국내쇼핑몰에서 구입하는 것과 다름없어 굳이 이 쇼핑몰에서 구매 할 필요가 없다. 완행만이 가치가 있는 셈이었다.
2주 정도라고 했다. 제품값, 배송료, 보험료(옵션이었지만 보험을 내지 않으면 책임질 수 없다는 뉘앙스였으므로)를 결제해야 했는데 이를 모두 합쳐도 국내의 절반 수준이었다. 국내서에서는 구입 후 하루면 배송되어오는 제품이었지만 급히 필요한것도 아니고... 15-28일이라 했으니 설마 한 달이나 걸리겠나 생각도 했었다.
결국 45일이 흘렀고 제품은 오지 않았다
한달이 흘렀다. 제품은 오지 않았다. 그 어떤 소식도 도착하지 않았다. 문제가 있다는것을 확신한 시점은 이때 부터였다. 이 회사에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는것도 그제서야 알았다 . 홈페이지며 메일이며 다 뒤져보았으나 판매사의 전화번호를 찾을 수 없었다. 회사의 소재지라고 여길만한 주소도, e메일 주소도 찾을 수 없었다. 클레임을 제기 할만한 거라곤 그들이 발신한 (회신 불가능한, no-reply) 메일 주소외엔 없었다. 이런 멍청한...
홈페이지의 연락처 안내를 열심히 찾아보곤 했지만, 결국엔 엉뚱한 말만 반복되고 있을 뿐이었다. 그들에게 연락할 방법은 없었다. 클릭을 하면 할 수록 번번히 내 멍청함을 확인할 뿐이었다. 주문정보를 찾아 클레임을 제기하려했으나 낮선 '티켓'이라는 문의자격이 필요했다. 이 티켓은 상품주문 후 단 한번 밖에 사용 할 수 없었다. 난 이미 그 티켓을 다른 문의에 사용했으므로 남은 티켓이 없는 상태였다. 회사가 답장 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문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질문 할 수 있는 자유로움, 어떤 권리마저 제한적이었다.
오기가 생겼다. 그 시간을 돈으로 셈한다면 구입가의 몇십배는 달 할 것이지만 아뭏튼 그로부터 꽤 긴 시간을 허비한 뒤 겨우 연락 할 방법을 찾았다.
짐작은 했지만 그들의 회신은 매우 엉뚱했다. 9월 어느날 도착한 메일은 대략 이랬다.
"중국의 설날 명절이 길어서 그렇다. (당신이 거짓말 하는것 같지는 않아 보이며) 아마도 제품은 도중에 분실된 것 같다. 제품 추적을 해보거나 아니면 재 발송해주겠다. 이렇게 되어서 미안하니 약 500불정도 되는 제품을 사면 저렴하게 할인이 되는 쿠폰 한장을 주겠다".
이것들이 누굴 바보로 아나? 또 뭘사라구? 30일을 넘게 기다렸는데 회신은 2주를 더 기다려 달라니... 더욱 황당한건 주문은 8월에 했는데 '설날'이란다. 그들에게 클레임 내용은 별로 중요한게 아닌듯 보였다. 엉터리 회신이었다. 기계적 회신이었다. 무슨 까닭인지 시간을 끄는듯 보였다.
수 있나. 속수무책이니 2주를 더 기다릴 수 밖에. 그들의 메일은 형식적이며 자동적으로 발송되는 메일이 분명했다. 이쯤되니 제품이 오지 않을거라는 분명한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그 확신대로 2주 뒤에도 제품은 도착하지 않았다.
난 (가까스로 알아낸) e메일로 환불을 요청했다. 그러자 몇시간 후 환불(카드취소)하였다는 메일이 왔다. 취소 승인이 요청되었는지 카드사에 문의 해보니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다. 그들에 재차 영문을 물었으나 회신은 오지 않았다. '당신들의 말을 신뢰 할 수 없다'라는 취지의 강력한 항의를 e메일로 전했다. 며칠 후 취소 승인요청이 카드사에 접수되어졌다. 대금, 보험료, 배송료 합한 금액 모두. 어떤 사과도 없이.
꿈 깨시라.
난 이런 의문이 든다. 이 쇼핑몰의 가격은 지나치게 저렴한데 방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데 있는게 아니라 가격이 상식적이지 않다는데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몇몇 성공적인 그리고 반복적인 구입 사례가 있었을지 모르겠으나 명백히 그 사례가 이 회사의 신용을 증명 해주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에 나도는 구입기는 분명 어떤 보장이 아니다.
이 회사는 중국에 근거지가 있는듯 보이지만, 신용카드 가맹점 주소는 영국이었다. 공식적인 회사의 주소도 전화번호도 이메일 주소도 공개하지 않고 있으므로 클레임제기는 쉽지 않다. 온라인 클레임은 어이없게도 티켓(질문 할 수 있는 권리)이 있어야만 가능하고 그 티켓역시 주문자가 자유롭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연락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을 들여야만 클레임을 제기 할 수 있다. 쇼핑몰이 전화나 e메일등, 뚜렸한 연락처없이 영업하는 것이다. 이것이 말이나 되는가? 가까스로 이 회사의 주소를 알았다치자 어쩔 것인가?
주문자가 이런저런 시도 끝에 지치고 포기하길 바라는지 답변 또한 기계적으로 회신되고 있으며 그 내용은 신통치도 않다. 대개는 그냥 포기 하고 말 것이다.
다음은 팩트다
- 제품 가격은 상식적이지 않다. 물론 제품의 품질이 조잡하지만 배송료와 가격을 합하면
땅파서 장사하는 회사 맞다.
- 주문한 제품은 오지 않았다.
- 회사의 주 소재지나 연락처(주소, 전화번호, 이메일주소)는 공개되어 있지 않다.
- 회사는 중국에 있는것으로 짐작되며, 신용카드가맹점 개설은 영국에 되어 있다.
- 의사를 전달하기 쉽지 않다.(연락이 불가능하거나 어렵다)
- 대응은 형식적이다. 항의는 해보았자다.
판단 그것은 당신의 몫
판단은 당신의 몫이다. 한국의 결제시스팀으로 본다면 적어도 총 6주 어쩌면 그 이상 기간동안 그들이 당신의 현금 또는 다른 권리를 가지게 된다. 이들의 영업 목적이 무엇인지는 판단 할 수 없다. 하지만 누가 내게 miniinthebox.com LightInTheBox.com에 대해 묻는다면, 답변은 명확하다.
" 깨몽. 즉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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