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 일이었다.

#1. 나사산이 전구역에 걸쳐 길게 나있는 것을 '전산나사'라고 부른다. 수개월전 전산나사 두개를 금속절단기에 넣고 자른적이 있다. 두개는 서로 길이를 가늠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길이 특정없이 아무렇게나 자르면 되는 일이었다. 나사는 각각 잘라졌고 별생각없이 책상위에 던져 놓았다. 잠시 다른 일을 보다가 곧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책상위에 놓여진 두개의 나사를 보았다. 깜짝 놀랐다. 두개 길이가 똑 같다.



#2. 며칠전, 적당한 크기의 철판 조각이 필요했다. 마침 작업장 한구석에 놓여있던 폐기 직전의 철판 한조각을 집어왔다. 가져온 철판은 용도보다 큰 크기면 잘라 쓰면 되는것이고 작으면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 요량이었다.  그런데 철판은 마치 맞춤인냥 꼭 들어맞았다.  그것도 그냥 맞는게 아니라 1밀리의 길고 짧음없이 정확히 맞는다.  자도 잰듯 했다. 신기한 일이었다.



 잠시 '허허...'거리다가  참으로 이상하다 싶어 곧바로 옆에 있던 금속자를 잡았다. 그리고 그 금속자를  문제의 철판 조각에 대어보았다. 이게 또 무슨 조화람? 놀랍게도 자와 철판의 길이가  정확히 일치했다.  신기한건 철로 만들어진 그 스틸자는 애초 길이가 긴 것이었는데  일년전쯤 길이 특정없이 그냥 적당히 몇토막으로 나누어 잘라 놓았던 것인데 그 중  하나였다는 점이다.



#3. 신기하지 않은가. 길이가 일치하는 전산나사 두개.  철판크기와 구조물의 다리간격.  금속자와 철판의 크기, 이들은 각각 서로 다른 시점에서 조건없이 만들어진 것이다. 서로 관련성도 없다.  그럼에도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길이가 서로 일치한다. 이들을 일치시키기 위한 과학적 고의, 절차적 고의는 물론 없다. 미처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착각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 질 수 있었던 것일까?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보에 쌓인 두 아들 모순과 담에게 - 윤봉길  (0) 2014.01.14
생활의 꼼수  (0) 2013.11.27
  (0) 2013.01.30
연극, 노무현 3 story를 보고...  (0) 2012.08.17
매력의 자닌토.  (0) 2011.11.01
Posted by Can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