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의 자닌토.

쓰기 2011. 11. 1. 01:30

 

 


근사한 멜로디다.  처음 자닌토의 음악을 듣게 되면 두 가지를 상상하게 된다. 그가 여성의 목소리로 전혀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까닭에 그는 여성이며 국외 뮤지션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그건 감쪽같을 뿐 이 둘은 사실과 다르다.  자닌토는 카운터테너이다. 중세의 카스토라토처럼 그의 목소리는 가닐고 섬세한 여성의 소리를 낸다. 남성의 성대에서 어떻게 이런 목소리가 나올까 의야해 하지만 그는 평상시 굵직한 목소리를 내는 남성이다.

 

자닌토를 알게 된 것은 '걸어서 세계속으로'라는 KBS의 여행 다큐멘터리 덕분이다.  HDTV가 막 도입된 시절 몇 배로 세밀해진 TV의 등장을 꽤 신기해하던 그 때, 유일하게 좋아했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일명 '걸세'.  걸세의 아마추어틱한 화면은 소박한 여행을 그리워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큐는 세계 곳곳의 여행지를 마치 자신이 걷는듯 착각하게 하였다.  흔들리는 화면, 롱테이크, 1인 여행자 비디오, 다듬어지지 않은 화면,  마치 언제이고 해내고야말 미래의 여행스타일과 닮아 있었다.  미끈하게 다듬어져 무언가 삭제되어 있는듯한 여행 다큐들에 비하면 색다르며 진지한 화면이었다.

 

사실 이 다큐엔 비결이 있었다. 방송이 회를 거듭하면서 걸세의 스탭(외주 제작사)도 방송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는데 그중 '걸세의 인기 유지'에 결정적 두 사람이 있었다. 내레이터 연극인 김중기씨와 배경음악을 맏았던 오미자씨다. 

 

토요일 아침10시였던가, 아마 필리핀 편이었을 거다. 산위에 호수를 소개하는 장면이었는데 단박에 혼을 빼놓는 아름다운 노래가 흘러나왔다. 꿈속이었나? 처음같기도 하고 그러나 매우 익숙한 멜로디였다. 그 노래는 머리속에서 며칠간을 떠나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사실 할데도 없었지만- 어쨌든 각방의 공을 들여 그곡이 Majons라는 곡이며, 그곡의 작곡가는 이방의 프랑스인(?)이 아닌 한국인이었고, 그 목소리는 여성이 아닌 남자의 것이었으며,  멀지도 않은 불과 수Km이내로 지척인 종로구 명륜동에 작업실이 있는 한국의 음악 예술인의 작품임을 알게되었다.

 

자닌토. 마종의 주인공은 작곡가겸 보컬리스트다. 그는 타고난 예술인이다. 그는 매우 독특하였다. 카운터테너에 알아들을 수 없는 자신만의 언어(추상어)로 노래한다. 한동안은 악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연주는 대부분 시켄서 사운드이다.  기악, 화성은 스스로 체득한 것이라 했다. 정통의 음악교육을 받은적이 없다고 한다. 대개의 곡들은 서정적이며, 세련되고 아름답다.  근사하고 놀라운 솜씨였다.

그의 음악은 애닯다. 뽐내고 싶고 우아해진다. NohCah, Janinto, Samiyo, Majone는 지적이고 로맨틱하다.  Gana는 지나치게 누군가를 그립게 만든다.  화사하고 리듬있는 MeliKetsi 라는 작품도 있다. 5집의 ChiaPhenu는 서사적이다. 황금기를 지나는 그의 절정을 보는 듯 스케일이 크고 힘이 넘친다. 

 

자닌토는 박운영씨의 별칭이다. 그는 작곡과 별도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주자겸 보컬이자, 컴퓨터 작곡의 집필자이기도 하다.  집필서가 십여권이 있다.

 

공식홈페이지 janinto.com
유튜브채널 Janinto Heaven
아카데미 midist.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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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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