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  2022.4.8 오전 6:18
  
부산대와 고려대가 각각 제 딸의 입학을 취소했습니다. 아비로서, 송곳으로 심장을 찌르고 채칼로 살갗을 벗겨내는 것 같은 고통을 느낍니다. 

제 딸은 대리인을 통해 두 학교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제 배우자 재판에 대해 사실과 법리 판단에 심각한 이견이 있었지만, 그 결과에 승복한 것처럼, 제 딸 재판 결과에도 승복할 것입니다. 다만, 과도한 권익침해가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살펴 달라고 읍소를 할 뿐입니다.

아비로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에게 “이제 만족하시냐?” 묻고 싶습니다. ‘윤석열 검찰’은 사모펀드 건으로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잡아넣지 못했지만, 자식의 인턴/체험활동을 문제 삼아 끌어내렸고, 그 배우자를 잡아넣었습니다. 그 결과 자식의 입학은 취소되었습니다. 이 수사 덕분에 윤석열 검찰총장은 일약 대권주자로 자리잡았습니다. 가족 전체의 도륙(屠戮)을 도모하는 기획과 그에 따른 대단한 정치적 성공이었습니다.

윤석열 당선자, 검찰, 언론, 국회에 요청합니다. 
이제 윤석열 대통령 임명직 고위공직자를 저, 그리고 제 가족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 검증해주십시오. 더도 덜도 바라지 않습니다. 언론의 집중기획 취재와 신속하고 광범한 검찰 특수부의 압수수색을 통하여 후보자 자식의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인턴/체험활동 기록과 발급된 상장 및 증명서 등을 샅샅이 점검하고, 활동 시간이 한 치의 차이도 없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는지, 증명서에 대한 평가와 활동이 빈틈없이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래야만 '선택적 정의'가 아니다 하겠지요. 국회가 법률 제정 또는 정치적 합의를 통해 대통령 임명직 고위공직자의 관련 기록을 전면 공개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조사 결과 불일치가 확인되면 장관 임명이 이루어지면 안 됨은 물론, 후보자 부부는 수사를 받고 그 자식의 입학은 취소되어야 합니다. 이래야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출 수 있을 것입니다.
법학자로서 ‘법치’의 결과를 겸허히 따라왔고 따를 것입니다. 다만, 이 ‘법치’는 윤석열 당선자 및 그 가족, 그리고 그가 지명한 고위공직자 후보에게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PS: 
1. 제 딸의 고교 생활기록부는 불법유출되었으나 경찰은 유출자를 찾지 못하고 수사를 중단했습니다.
2. <셜록> 취재에 따르면, 교육부는 800여 건에 달하는 교수의 미성년자 자녀 공저자 논문을 발견했지만 후속조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중 당시 고교생 저자 네 명은 서울대 교수인 부모의 SCI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이후 의대 또는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고 현재 의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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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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